어느덧 연말이다.
“올해의 $x$”류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당장 내일 있는 마감 때문에 동참하지는 못하고 있다.1 대신 나는,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원클릭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2 그건 내가 훌륭하거나, 고맙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나 단체들에 대한 기부이다.

기부한 곳들

John Resig 등 귀감이 되는 사람들이 있는 칸 아카데미. 내가 직접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더 사람들에게 무료 교육을 해주기 위한 노력을 한다거나, 기술적, 교육적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모습이 좋아보이는 곳이다.
$20.

말이 많은 위키피디아 기부지만, 기부를 다양한 감사 표현 중 한 가지로 생각한다면 상대가 돈이 많든 적든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위키미디어는, 그 훌륭한 플랫폼으로 내 연구에 도움을 많이 주었기 때문에 보답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20.

나는 어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좋은 책을 읽는 것이 행복감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얼마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서비스 Goodreads를 통해 책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책을 기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3 많은 책 기부 프로그램 중이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First Book을 통해 기부한 이유는 Goodreads에 대한 맹목적 믿음 탓이었다. 10달러에 4권의 책이 전달된다고 하니, 총 8권의 책이 전달되었겠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책을 전달해주는 곳이 있다면, 내년에는 그곳에 전달을 하고 싶다.
$20.

여기는 “인류의 발전”을 위해 데이터 분석가들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Sunlight Foundation과 함께 Let the Sun Shine on Politics와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나는 Shining a Light on Poverty 프로젝트에 후원을 했다. 기부 신청 후 약 하루이틀 후에 결제가 된다.
$20.

나는 바다를 참 좋아한다.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그 푸름과 깊음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 곳을 보금자리 삼고 있는 고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안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Migaloo라고 하는 알비노 고래를 한 마리 입양했다.
$25.

그리고 나와 한 침대에서 자는 동거남들: 흰수염고래 피트(위)와 참돌고래 후크(아래)

기부를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곳들

  • Newspeppermint: 좋은 뜻을 가진 멋진 사람들이 하고 있는 훌륭한 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에 문의해보니 아직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하신다.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 Goodreads: 사실 영리회사는 기부를 통해 수익을 얻지 않지만, (게다가 굿리즈는 아마존 인수도 돼서 금전적 어려움도 없을듯 ㅋ) 간혹 너무 고마워서 그냥 그 appreciation을 표현하고 싶은 서비스들이 있다.
  • xkcd, PhD comics: 나의 일상에 작은 웃음을 주는 곳들.ㅎㅎ 이들은 기부하는 대신 store에서 지름을 행사함……

Prologue

솔직히 말해서, 감사나 감동이나 응원을 표현하는 여러 방법 중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금전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자주 채택하지는 않는데4 올해는 다른 때와는 다르게 그 방법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유는, 내 스스로 그러한 응원을 받아보고 큰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세 분 정도가 Gittip을 통해 나의 활동을 응원해주고 계신다. 나의 활동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그 액수를 떠나 큰 가치를 느꼈다. (어떤 분들인지는 제가 알지 못하지만, 이 기회를 틈타 감사 인사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팀원들과 함께 운영하는 서비스에 첫 기부금이 들어왔을 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다. 작은 프로젝트들이 더 힘차게 굴러가기 위해서는 사소한 응원 한 마디, 손가락 한 번 까딱하면 되는 “좋아요” 하나, 정말 적은 금액이어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퍼듀에 계시는 JY Park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그래서 연말을 맞이해서, 내 나름의 방법으로 pay-it-forward하고 싶었다.
(그런데... "원클릭"치고 시간을 좀 많이 썼다? ㅋㅋ)

  1.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지다고 생각되었던 글은 비단 연말정산 뿐 아니라 10년 정산을 한 친구 루시(!)의 글인데, 새해에 여유를 찾고나면 나도 한 번 따라해볼 생각이다 :) 

  2. …라고 하기에는 사실 페이팔에서 내 개인 계정과 팀 계정이 충돌하는 바람에 customer service와 수많은 이메일과 전화를 주고 받으며 며칠을 보내기는 했다. 당시에는 몇 달만에 처음으로(?) 꽤 분노했는데, 그래도 친절한 상담원을 만나서 결국은 잘 해결됐다. 지금은 다 지나서 웃으며 말할 수 있음. ㅎㅎ 

  3. Goodreads가 알려주는 다른 곳들

  4. 그 보다는 실제로 뛰어다니거나(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준다거나, 연극을 같이 준비한다거나), 머리를 쓰는(주로 번역작업) 방법을 많이 써왔다. 요새는 손가락을 놀리는(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