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m을 사용한 이후 내 삶에는 몇 가지 변화가 왔다. 몇 개를 나열해보자면:

  • 마우스를 사용하는 빈도가 현저히 줄었고
  • Vim의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환경에서 나도 모르게 jjjkjkkkkkkkkk를 입력하고
  • 바이너리 파일이 생성되는 워드프로세서보다는 Vim으로 모든 문서를 작성하고1
  • 24인치 듀얼 모니터에서 IDE로 코딩하는 것보다 13인치 노트북 화면에서 Vim으로 코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선호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Vim이 없으면 코딩 자체를 꺼려하게 됐다. 데스크탑들은 방치되고, IDE 상에서 돌아가는 언어들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2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Java 코딩을 하게 될 일이 생기면서 Eclipse 대신 Vim으로 Java 코딩을 해볼까하는 생각까지 가고 있었는데(..), 애초에 내게 Vim을 전수했던 고마운 @cornchz군이 흥미로운 링크를 하나 던져줬다.

Vrapper for Eclipse

오… 왜 진작 찾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제약적이기는 해도 편리함이 상당히 가중되어서, IDE의 슈퍼파워에 부스터를 다는 격이었다.

내친 김에 한 가지를 더 검색해보았다.

Vim editing mode in RStudio

  • Tools > Options > Code Editing > Enable vim editing mode
  • Navigation, search, command-line 그리고 visual mode에서 일부 지원 (Search는 case insensitive)

와. 오픈소스 정말 사랑스럽다. R은 그래프를 그려볼 일이 많아서 사실 terminal에서 작업하는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RStudio에서도 Vim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Google Scholar 메인에 ‘Stand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는 문구가 있다. 이건 비단 학문의 얘기만이 아니다. 오픈소스는 우리 모두가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가 될 수 있게 하고, 또 그 위에 설 수 있게 한다.3 오늘은 IDE 상에서 Vimming을 가능하게 하는 오픈소스들 덕에 OS와 언어에 대한 나의 고질적인 편식이 조금은 해소된 듯하다.
좋은 도구들을 알게 되어 기쁘다.

  1. 블로깅도 Vim으로. 사실 여기에는 grepMarkdown의 영향도 크다. 

  2. Windows계에서 거의 departure하게 된 계기가 된 듯. 

  3. 물론 오픈 데이터도 ㅎㅎ